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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책> 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연휴에 함께한 책



<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부제 : 21세기 빈곤 없는 사회를 위하여
-저자 : 앤드 스턴(1996년부터 2010년까지 북미 서비스노동조합-SEIU-의 조합장), 리 크래비츠

저자는 미국의 대규모 노동조합의 조합장으로 10년의 시간동안 활동했다. 어느 날, 그는 조합장의 위치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더 이상 노동운동의 전망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쉬기로 결정한 후 몇 년에 걸쳐 위기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여정을 갖는다. 공부를 하고 그의 견문을 넓히기 위한 인터뷰를 진행한다. 오바마케어, 심슨-볼스 위원회 등에서 알게 된 기업의 CEO, 새로운 노동운동을 개척한 사람들,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정책입안자 등을 만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과 그 여정 속에 그가 찾은 대안인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

그의 고민의 시작은 ‘아메리칸드림’에서 시작했다. 더 이상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하지 않은 미국의 상황에서 새로운 아메리칸드림을 찾는 것이 그의 여정이었다. 한 국가를 지탱할 가치를 찾는 것이 그에게 소명인 듯 말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아메리칸드림에 가장 적합한 말이 ‘자수성가’라는 표현일까. ‘자수성가’가 불가능한 시대에 어떤 희망을 대안으로 내어놓을 수 있을까.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 우버에는 택시가 한 대도 없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미디어 사이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
“기업 가치가 가장 큰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에는 재고가 없다. 또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회사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없다.”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원리가 변하고 있다. 또, 출근시간이 정해져있는 ‘전통적’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기술을 이용하여 갈수록 노동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는 탓이다. 새로운 노동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시대에 노동에 대한 새로운 ‘밈(meme)’(어떤 문화권 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지는 생각, 행위, 또는 스타일)이 등장하고 있다. 저자가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서 변화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에 대한 대안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 번째,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사람들은 기술이 실업을 초래할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고, 우리에게 닥친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저자가 ‘완화파’라고 부르는 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할 만큼 급진적이지는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닥칠 문제들을 어느 정도 완화하고 기술적 진화의 긍정적 요소를 활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술을 활용한 공교육 개선, 혁신을 위한 투자, 새로운 경기부양책,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 장려 세금제도 간소화, 주당 노동시간 축소 등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으로는 달라지고 있는 시대에 사람들을 살리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내어놓고, 그가 미리 생각한 기본소득의 모델과 기본소득을 가능하게 할 전략까지 제안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실업과 함께 두 가지 형태의 대분리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는 그것을 성장과 소득의 대분리 그리고 노동과 직업의 대분리이며, 거기에 세계화와 소득 불균형이 더해지면서 인류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면서, ‘완화파’의 정책은 ‘눈을 가리고 낭떠러지를 향해 걸어가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특히, 10년간 대규모 노동조합 조합장이었던 그는 기본소득을 노동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역할로 제안하기도 한다. 모두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대안이라 생각했던 그가 긴 여정 끝에 기본소득을 대안으로 생각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현안 속에서, 다가올 위기가 예상되는 이 와중에, 우리는 어떤 정치를 열어나가야 할까. 공감과 고민을 함께 가져다 준 책이었다. 휴일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