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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하루

아흔아홉번째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의 사회적 권리를 보장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오늘은 99번째 어린이날입니다. 99년 전 5월, 어린이를 비롯한 수많은 시민들은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시라”,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날이 제정된 지 10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친권자의 권한이 얼마나 강력한지, 아동청소년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제도와 권리가 얼마나 부족한지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회를 만든 데에는 기성 정치 역시 책임이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자신을 ‘정치 초딩’ 이라고 지칭하며 정치적 수사로서 아동청소년을 미숙한 존재로 이야기 했습니다. 어린이는 부족하고 미성숙한 존재라는 사회적 규범은 어린이에 대한 존중의식을 사라지게 만들고, 가정 내 학대와 폭력에 더욱 더 쉽게 노출되게 만듭니다. 또한, 기성 정치가 만들어낸 청소년보호법은 비청소년의 입장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통제와 금기를 강화할 뿐, 청소년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기본권에 대한 논의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제는 어린이를 친권자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적 권리를 가진 동등한 시민으로 보는 정치, 시혜적 복지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보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아동수당 연령 확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동수당은 아동의 권리 및 복지 향상과 양육비 부담 절감을 위해 지난 2018년 도입되었지만 양육자에게 지급되어 아동이 직접 결정하고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점에서 양육비 지원 이상의 의미를 갖진 못하고 있습니다. 아동수당 확대 논의 자체는 유의미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아동수당이 아동청소년의 권리로서 제시되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온전한 권리를 보장하는 데 '아동청소년 기본소득'이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기본소득은 양육자가 아닌 아동청소년이 직접 수급하고 소비를 결정할 수 있는 현금 수당입니다. 이는 그동안 어리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기본권을 어린이, 청소년에게 되돌려주는 첫 발걸음입니다. 또한 아동청소년 기본소득은 친권자의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며,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몫을 행사하며 경제의 주체가 되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99번째 어린이날인 오늘, 어린이에게 오늘 하루뿐인 선물이 아니라, 그동안 어린이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사회적 권리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십시오, 저 역시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5월 5일
아흔아홉번째 어린이날을 맞아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