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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보도

[오마이뉴스]이색 출마자들... 통닭배달원부터 발명가까지

'갈릴레이 서클'은 칼 폴라니가 청년 시절 대학의 후진성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비밀 모임의 이름입니다. 정치의 계절, 겨울입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무슨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됐습니다.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비딕 프로젝트'를 연재합니다. 거대한 고래, 모비딕을 쫓는 마음으로 후보자를 추적하는 '갈릴레이 서클'의 총선 기획입니다. - 기자 말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에서 예비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등록된 예비후보자는 1426명(2월14일 기준)이다. 이 중에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들이 많다. 1426명의 후보자 중 이색적인 직업, 살펴봐야 할 경력, 연령별로 특징적인 후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전수조사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자 자료를 엑셀 파일로 옮긴 후 분석했다. 아래 나오는 후보자 코멘트는 직접 전화해 얻었다. 

비정규직부터 타투이스트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후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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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부터 타투이스트까지 다양하다...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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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민들의 가치를 대표하는 대의제에 발맞춰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후보자들이 눈에 띈다. 자신을 자영업을 한다고 밝힌 후보들이 있다. 부산 사하구 갑에 출마하는 무소속 박경민(40) 예비후보의 직업은 '통닭배달'이다. 그는 "족발, 통닭, 배달 업체 안 해본 자영업이 없다"면서 "한국에는 자영업자들이 이야기할 수 없는 통로가 없다,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자신의 직업을 비정규직이라고 소개한 후보도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힌 무소속 김현우(34) 예비후보다. 그는 "조그만 회사인 줄 알았는데 대기업의 하청인 경우가 많았다"라며 "3개월, 6개월 쪼개기 계약을 이어오며 비정규직이었다는 것을 절감했다, 비정규직이 누구인지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서울 마포구 을에 출마한 무소속 이랑(40) 예비후보의 직업은 타투이스트다. 그는 오랜 기간 타투를 합법화하기 위해 싸워왔다. 이번 선거 출마의 목적이 타투인의 권익보호가 아니라 투표독려라고 밝힌 그는 현재 투표참여를 호소하기 위해 전국 일주에 나섰다.

이외에도 원주시 갑 지역구에 출마한 김수정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자신의 직업을 '발명북'이라고 기재했다. 그는 천지인 개량 휴대폰자판 특허개발자로 알려졌다. 

농민을 대표하는 후보도 있다. 전북 남원시 순창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노병만 후보는 선관위에 제출한 자신의 직업을 농민으로 소개했다. 자신을 뷰티컨설턴트라고 소개한 후보도 있다. 최경환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 청도군에 출마하는 정의당 배윤주(36) 예비후보는 선관위에 등록된 직업이 뷰티컨설턴트로 기재돼 눈길을 끌었다.

최고령자 후보와 최연소자 후보의 나이 차이, '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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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연장자와 최연소자 90년생 최연소가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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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자 후보는 경기 김포시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두섭(86) 예비후보다. 김두섭 예비후보는 1930년생으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으로 피선거권이 부여되는 1990년생과는 60년이나 차이가 난다. 김두섭 후보자 측 관계자는 "전 14대 국회의원의 경력을 살려 김포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각 정당 별 최연소자 후보는 '87년 민주화' 이후에 출생한 세대다. 산업화와 민주화 세대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정치인으로 그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새누리당의 최연소 후보는 경기 화성시 을에 출마한 조은비(25) 예비후보다. '얼짱 후보'로 알려지며 화제가 된 그는 "청년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청년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연소 후보는 서울 성북구 갑에 출마한 유병훈(28) 예비후보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정치는 엘리트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정당에서도 민주화 이후 세대가 출마채비를 마쳤다. 정의당의 최연소 후보는 서울 동대문구 갑에 출마한 오정빈(27)예비후보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청년들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고양시 덕양구 갑에 출마하는 노동당 신지혜(28) 예비후보도 있다. 그는 "대한민국 사회는 사람을 죽게 내버려두는 사회"라며 "죽게 내버려두는 사회가 아닌 살 수 있게 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피선거권이 부여된 만 25세인 후보자도 있다. 부산 사하구 갑에 출마한 무소속 박태원(25)예비후보는 고등학교 졸업이 경력의 전부다. 그는 "나같은 사람도 정치참여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말로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 갑에 출마한 무소속 최선명(25)예비후보는 "어릴 때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다"며 "매너리즘에 빠진 정당에 공천을 받기보다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신선하고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