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인 신지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보다 시급한 ‘동자동 쪽방촌 공공개발’ 서둘러야 합니다


오늘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취약계층 4대 정책’을 완성했다며 자찬했습니다. 그 속에 포함된 안심소득도 문제가 많지만,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두고 자찬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양보다 ‘질’이라는 핑계로 수십년동안 공공개발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 외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평수를 넓히고, 분양아파트와 같이 고급 내장재를 쓰고 외관도 바꾸겠다는 것이 대표 내용입니다. 올해부터 선도적으로 재정비할 임대주택도 정했습니다. 조목조목 문제를 따져 오세훈표 시정이 옳은 방향인지 물어야 합니다.

1) 중형 공공임대주택?

정치권에선 서울의 집이 부족한 이유로 1~2인 가구로 분화 등을 듭니다. 특히, 서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 40%를 넘어섭니다. 3~4인 가구 기준의 평수 확대보다 1~2인 가구가 쪽방을 벗어나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게 하는 것, 공공임대주택 양을 확 늘려서 입주 기회를 늘리는 것이 더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1인가구가 지원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평수 자체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최저주거기준 중 면적을 넓혀야 1인 가구뿐만 아니라 2인 이상 가구 역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평수대의 공공임대주택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2) 고급 내장재?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겪는 차별이 내장재 때문이 아닙니다. 집이 곧 자산정도와 계층을 드러내는 수단인 사회라면, 외관이 화려한들 ‘엘사’, ‘휴거’ 등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이들을 비하하는 표현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가 겪는 차별을 없애려면, 공공임대주택이 ‘배려’가 아닌 ‘권리’여야 합니다.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자격을 따지려 선별하는 과정의 치욕을 없애야 합니다. 아무리 겉이 화려해도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을 모욕적으로 거르고 시혜적으로 바라본다면, 차별 없어지지 않습니다.

3) 공공임대주택을 ‘다시’ 짓겠다?

올해 선도적으로 ‘고품질’로 다시 지을 공공임대주택을 정했다고 합니다. 공사할 동안 현 거주자들이 살아갈 임시거주지도 서울시가 보장하는지, 이사비용도 지원하는지, 공사가 끝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도 밝혀야 합니다. 현 거주자를 내쫓아가며 화려하게 변신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의 양보다 ‘질’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오세훈 시장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죽기 전 집다운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는 동자동 쪽방촌 주민입니다. 화장실도, 세면대도 없는 방 한 칸이 아닌 집 안에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고, 추위와 더위에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는 집을 바랍니다. 임대료 걱정 없이 주거의 권리를 누릴 수 있으려면 공공개발 방식이어야 한다고 수십년간 이야기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양보다 ‘질’ 이야기하기 전 동자동 쪽방촌 거주하는 서울시민부터 만나러 가야합니다. 취약계층 4대 정책 자찬 전에 ‘배려’가 아닌 권리로서의 주거권을 약속하는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오늘도 동자동 쪽방촌에 다녀왔는데, 벌써부터 후덥지근해지는 날씨에 주민들 건강이 걱정입니다. 다녀오는 길, 오세훈 시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자화자찬을 보니, 어이도 없고 분노가 일렁이네요. 오세훈표 서울시정의 문제, 앞으로도 조목조목 짚어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