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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진상 규명이 '예산 낭비'입니까?

[신지혜 대변인 서면브리핑] 진상규명이 ‘예산 낭비’입니까?

오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 회의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예산을 ‘예산 낭비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이번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에는 돈 한 푼 쓰는 것도 두고 보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2일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이태원사고조사특별위원회’ 구성도 지금 당장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을 잠깐 달래는 용도로 던져 본 것뿐이었습니까? 여당의 참혹한 인식에 진상규명은 멀어지고 국민의 탄식만 늘어갑니다.

국민이 비탄에 빠뜨리는 큰 재난이 대한민국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너무나 아프게 배웠던 참사 예방 방안을 정부와 정치가 실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지키지 못했던 국가가 반성은커녕 ‘꼬리 자르기’에 급급하거나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3년 9개월의 조사 끝에 총 80건의 권고를 내놔도 이를 정부와 국회가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진상규명 해도 재발 방지 효과를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재발 방지의 의무를 방기했기 때문에 재난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진상 규명을 위한 시간을 낭비하고, 참사 희생자를 향한 모욕이 퍼지는 것도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힘입니다. 참사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제대로 된 진상조사에 대해 ‘예산 낭비’ 프레임을 덧씌우는 건 희생자 모욕을 부추기는 겁니다. ‘장례비 위로금 등을 왜 세금으로 지원하냐’는 식의 희생자를 모욕하는 목소리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은 ‘예산 낭비’ 취급하고, 금액을 공개해 유가족을 낙인찍는 방식으로 예산 활용하는 데는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여당이 돼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고 국민 갈라치기 하는 데 예산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참담한 참사를 경험하며 진상 규명을 위해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할 여당이 보이는 행태, 너무나 암담합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수많은 국민에게 생채기를 낸 발언에 사과하십시오. 국민의힘은 정쟁과 수사를 이유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 거부하지 마십시오. 정쟁은 도대체 누가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랍니다.

2022년 11월 7일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