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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오늘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오늘 나누고픈 드라마가 있습니다. 김혜수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중인 tvN 드라마 '슈룹'입니다. 중전(김혜수 배우역)에겐 4명의 대군이 있는데, 그 중 한 대군은 여인으로 살고픈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중전이 대군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 3화의 주요 스토리입니다.

'네가 어떤 모습이든 넌 내 자식이다'
'딸이 생기면 (어머니가 남겨주신 유품인 비녀를) 주려고 했는데, 너에게 주마'

자식이 살고픈 모습을 존중하는 그 태도에 많은 분들이 위로받았을 거고, 언젠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거란 나래이션에선 많은 사람들이 눈물 쏟았을 겁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온전히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존중도, 제도도 부족하니까요.

내가 생각하는 윤리적 기준을 다른 이의 삶에 그대로 들이대는 것은 오만이고 폭력일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많습니다. 혐오와 폭력이 만연해도 이런 순간에 '자유'라는 이름을 얄궂게 들이대며 법과 제도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미뤄둡니다. 그렇게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에 묻혀 있고, 희망보다 절망에 짓눌린 이들은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 포기 하지 말고 함께 살자' 라고 손을 내밀기 위해 많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당신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살아가는 것을 존중하는 동료시민의 의식, 약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막아줄 차별금지법이라는 방패막, 나아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지원할 의료•복지 등의 제도 변화까지.

드라마에서 받은 위로에만 만족하지 않고, 계속 변화를 이끌기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에서 저 역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