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인 신지혜

[출마선언] 혼자서도 행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정치를 약속합니다.

 

 

기본소득당 고양시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고자 합니다.

‘엘사 거지’와 ‘부럽다’ 사이에 저는 서 있습니다.

저는 기억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열여섯 번 이사했습니다. 잦은 이사 때문에 다섯 개 초등학교에 다녔고, 부산-통영-서울을 거쳐 고양시로 이사한 지 9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열다섯 번 이사를 할 때쯤에 작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아, 제발 이사 좀 안 가고 정착하고 싶다.’

열다섯 번째 집에 산 지 3년이 되었을 때, 제 소망이 이루어졌습니다. 최대 삼십 년 살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습니다.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 70% 이하 정도를 삼십 년간 유지한다는 조건입니다.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하고 친구들에게 축하를 많이 받았습니다. 축하 인사 뒤에 자주 붙는 말이 있었습니다. ‘좋겠다.’ 그리고 ‘부럽다.’ 그 말을 들으면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친구들도 낮은 보증금에 높은 월세를 내고 살고, 집주인이 터무니없이 월세를 올리면 이사해야 하는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요. 제 잘못은 분명히 아니지만, 저 혼자 집 걱정에서 탈출할 기회를 얻어 조금 민망했습니다.

한편, 저처럼 국민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자주 불리는 그 이름은 ‘엘사 거지’, ‘LH에 사는 거지’라는 뜻이었습니다. 국민임대주택에 살기 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는 걸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었습니다. 언제 이사해야할지 모를 집에서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의 ‘부럽다’와 가난하다 낙인찍는 ‘엘사 거지’ 사이에 저는 서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을 감싸고 있는 상식을 바꿀 때입니다.

‘엘사 거지’ 뒤에 숨은 뜻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집이 그저 ‘사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집은 그 사람의 재산을 보여주거나 불려주는 도구라 여기는 게 이 시대 집에 대한 상식입니다. 하물며 당첨만 되면 한순간 몇 억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분양 앞에 ‘로또’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제게 ‘부럽다’ 말을 전하는 사람들은 이 상식과 떨어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이 상식을 가질 수조차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를 가리키는 또 다른 말은 내 집 마련 꿈도 포기한 ‘N포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제 앞에 붙은 ‘엘사 거지’, ‘N포 세대’ 이 말을 없앨 방법을 우리는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애초에 모두의 것이어야 할 토지를 모두에게 돌려주는 것입니다. 집이 재산을 불리는 용도가 아니라 가장 나다운 모습을 가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자 내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만연하게 퍼져있는 집에 대한 상식을 바꿔야 합니다.

단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세계의 상식을 향해 나아갑시다. 모두의 것이어야 할 토지를 가진 이들이 토지 소유에 대한 책임을 갖게 합시다. 토지가격의 1.5%를 토지보유세로 걷고, 임대소득의 15%를 시민세로 걷어 모두에게 기본소득으로 돌려줍시다. 모두가 안정적인 집에서 살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쫓겨나지 않게 세입자 권리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집으로 인해 돈을 벌고, 집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게 하는 상식을 없애고, 땅은 모두의 것이기에 모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새로운 상식이 자리 잡게 합시다.

혼자서도 행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정치를 시작하겠습니다.

안정적인 집에서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야 합니다. 1인 가구 인구만 60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새로운 가족 형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복지는 전통적인 가족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이미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사회가 바뀌어야 할 방향은 이미 제시되었습니다. 이제는 가족 중심 대신 개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복지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단지 1인 가구가 주거에 취약하고, 1인 가구 중 월 2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이들이 35% 이상이라는 이유로 정책 배려를 하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약자이기 때문에 배려받기보다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으로 대우하는 사회를 만드는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모두의 것이어야 할 것을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사회를 바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본소득으로 돌려주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가족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한 사회에서 1인 가구가 배려가 아닌 권리의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인 가구의 가장 큰 걱정인 주거, 소득, 안전의 문제를 제기하고 바꿔나가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약자의 자리가 아닌 여러분과 같이 공통의 부를 나눠 가질 자격 있는 시민으로서 정치하고 싶습니다. 그 정치가 닿는 세상은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자유를 상상하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일 것입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혼자의 삶을 선택한 용기 모두 존중받을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혼자서도 행복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정치를 하겠습니다. 가족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 모두의 것인 토지를 모두에게 돌려주는 것을 새로운 상식으로 삼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