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에서 주최한 공군 부사관 故 이 중사 추모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오늘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에서 주최한 공군 부사관 故 이 중사 추모 기자회견에 함께했습니다.

공군 이 중사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 우리는 이 중사를 죽음으로 내몬 군대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존엄을 해친 성폭력 이후에 오로지 가해자의 명예만을 위해 회유하고, 은폐하고, 사건을 축소하기 바빴던 군대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성폭력을 가리면서도 군대의 명예를 위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둘러싼 조직적인 폭력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 중사의 죽음 이후에 공군뿐만 아니라 육군, 국군수도병원 등에서 일어난 성폭력 역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군인들 중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부의 적이 아닌 군대 내에서 자신을 해치려 드는 무수한 적들과 싸워야 하는 현실을 참담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군대 내에서의 성폭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고 처벌하기 어려웠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방관하고, 피해자를 괴롭히면서 2차 가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폐쇄적이고 상명하복식인 군대 문화와 연관이 깊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 군인들이 성폭력적인 환경을 견뎌내며 버티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군대 내 여성군인이 경험했었던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합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위원회 등을 통해서 여군들이 그간의 성폭력 경험을 편히 말할 수 있게 하는 전수조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어제 서욱 국방부 장관은 故이중사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그간 신고되었던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사건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故이중사 사건을 조사하는 데 있어서 국정조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며 '내 집 문제는 내 집에서 해결하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발언에 유감을 표합니다. 그런 군의 태도가 숱한 군대 내 성폭력을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당은 공군 이 중사가 겪었던 성추행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파헤치기 위해 정치권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국정조사나 특검 등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