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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해자 오거돈은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해자 오거돈은 감옥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력 처벌을 요구하며

 

권력형성범죄 가해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3년 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오 전 시장의 범행과 2차 가해로 인해 고통받았을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3년이라는 형량도 길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반성은커녕 법정 안에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하는 발언들을 일삼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서는 어떠한 반성도, 변화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검찰이 구형했던 7년의 형량에 비해 반도 되지 않은 형량을 선고한 재판부에 유감을 표합니다.

오늘 판결 직후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피해자와 논의하여 항소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2심 재판에서는 “피해자는 일상으로, 가해자는 감옥으로”라는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합니다. 재판부에서 강제추행 치상 등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만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제대로된 죗값을 치룰 수 있을 정도로 엄중한 처벌을 통해 성평등 정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아쉬운 지점이 많았던 판결이지만, 한편 오늘의 판결에서 의미가 있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2차 가해성 발언들을 양형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로써 오 전 부산시장의 “70대 노인은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하다” “병든 노인의 미친 짓으로 여겨달라”와 같은 발언들과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주장, 치매를 앓고 있었다는 핑계는 법적으로도 인정될 가치가 없다는 것이 법정에서 인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재판부의 판결은 가해자의 2차가해성 발언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일일 뿐, 성폭력의 '핑계'가 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선례로 남을 것입니다.

또한 성범죄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증후군(PTSD)를 재판부가 인정하여 강제추행치상죄를 적용한 점과 권력형 성범죄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 점도 역시 의미가 큽니다.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를 보지 않은 사람보다 무려 32배에 달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증후군 발병률을 보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성폭력 피해자가 겪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법정에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번 판결이 선례가 되어 다른 성폭력 범죄의 판결에서도 유의미하고 정의로운 결과가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쉬운 결과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용기와 연대자들의 끈기가 있었기 때문에 성평등 사회를 앞당길 수 있는 판결 역시 다수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향후 진행될 2심 재판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제대로된 처벌이 진행되기를 바라며 저 역시 계속 지켜보고 기억하겠습니다.

 

2021년 6월 29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