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인 신지혜

노예의 삶 강요하는 근로시간 체계 개편안, 즉각 철회하십시오.


어제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로시간 체계 개편 추진안을 발표했습니다. 노사 선택권을 보장해서 최대 주 69시간까지 일 시키고, 연장 근로에 대해 임금이 아닌 휴가도 선택하게 하겠다는 것이 대표적인 내용입니다. 연장 근로 시간을 근로시간저축해서 장기 휴가가 가능하겠다는 정부안에 대해 ‘저승으로 휴가 가라는 말이냐’ 혹은 ‘장기 휴가 쓰고 입원할 것 같다’ 등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작년 연말에 사라졌어야 할 30인 미만 사업장의 특별연장근로제를 ‘장시간 근로 감독 대상 제외’ 등의 꼼수로 살려냈습니다. 장시간 근로해도 법적으로 주어진 연차도 소진 못 하는 이유는 휴가를 쓰면 대신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기 휴가 쓰고 오면 내 책상이 사라질 것 같다는 노동자의 한탄을 ‘기우’라며 외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법적 보장 휴가도 제대로 못 쓰는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며, 엉터리 장밋빛 미래만 상상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시간주권’을 언급하며 겉이 번지르르한 포장을 덧씌웠지만, 지금도 야근이 선택사항이 아닌 강제사항인 노동자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고 사용자가 주 69시간까지 일 시킬 수 있는 권한만 보장할 것이 뻔합니다. 게다가 ‘시간주권’은 야근할지 말지를 넘어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시간 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권리도 의미합니다.

유일하게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노동자는 과로하며 일하는 데 대부분 보내라면서 어떻게 시간주권을 보장한단 말입니까? 윤 정부의 ‘시간주권’은 노예로의 삶을 강요하면서 강요를 선택이었다고 포장할 ‘노동개악’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동개악을 추진하며 MZ세대를 들먹이지 마십시오. 정부는 MZ세대가 권리 의식이 뛰어나 정부 개편안 때문에 착취당할 리 없다고 확언합니다. 정부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궤변입니다. 어떤 세대의 특성이 불법 행위를 당할 리 없다고 확신한다면, 법과 제도가 왜 필요합니까?

잘리지 않기 위해 사실상 강요된 연장근로하고 있는 MZ세대를 절망으로 빠뜨리는 기망을 멈추고, 노예로의 삶을 강요하는 노동개악안을 즉각 철회하십시오.

2023년 3월 7일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