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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정부여당, ‘날리면’ 눈감아준 미국에 보은할 때입니까?

어제 미국의 언론에서 미국 중앙정보국이 한국을 도청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기 지원하라는 미국 압력에 대한 외교안보 대응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대화를 한 사실이 있다면, 대통령실 외교안보라인이 뻥 뚫린 것인데, 정부여당은 사실관계 확인부터 해야 한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윤 대통령의 ‘날리면’ 비속어 논란에도 ‘동맹 굳건’ 하다며 눈감아준 미국에 보은하려고 주권까지 내팽개치려 하는 겁니까?

공교롭게도 폭로된 대화 당사자 두 사람 모두 지금은 대통령실을 떠났습니다. 전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의 사의 및 인사발령은 도청과 무관한 것입니까? 혹시 대통령실은 미국의 도청 사실을 알면서도 상대가 미국이라 눈감았던 것은 아닙니까? 혹은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 원칙 훼손 논의를 숨기기 위해 밝히지 않았던 것입니까? 국민이 품는 의문과 불안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답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의 저자세 대응으로 윤석열 정부의 ‘원칙’과 ‘법치’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조에는 ‘법치’를 들이밀며 회계자료 제출 안 하면 법적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동맹을 우롱하는 미국의 행태에는 왜 저자세 대응합니까? 미국 앞에 한없이 숙이고 꺾이는 관계를 ‘동맹’이라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여당은 ‘제3국 개입설’ 운운합니다. 국민의힘식의 안보는 누가 도청했는지에 따라 주권 침해 여부가 달라집니까? 다른 곳을 가리키며 색깔론을 입히려 해 봤자 대통령실의 안보가 뚫린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정부여당은 미국과 원팀이 되려는 노력 말고, 부디 주권을 걱정하는 국민과 원팀이 되려고 노력하십시오.

2023년 4월 10일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