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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신지혜

[신지혜 상임대표 출마선언문] 시대에 필요한 정치를 약속하며

 

 

총선이 끝난 뒤 이제 무엇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제는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월 20일,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이후 공석이 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역할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상임대표 출마선언문] 시대에 필요한 정치를 약속하며

안녕하세요, 경기 기본소득당 상임위원장 신지혜입니다.
저는 오늘 경기도를 넘어 전국의 기본소득당 당원들을 대표하는 우리 당의 상임대표 후보로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양시(정) 선거구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4월 2일부터 14일까지 13일 동안, 참 많은 국민들로부터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기억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한 시민분이 있습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었던 14일, 밤 10시가 넘은 대화역에서였습니다. 그 날도 늦은 시간 귀가하는 시민들과 눈을 맞추며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다 인사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남성이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제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건넨 첫 마디가 “미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으론 정말 지지하지만, 이번에는 표를 줄 수 없고 4년 후에 찍겠다 말하셨습니다.


거친 그의 손에서 그의 고단한 삶이 느껴졌습니다. 제게 준 표가 사표가 되어 최악을 막아내지 못할까, 선뜻 뽑지 못하고 미안해하는 그의 진심도 느껴졌습니다. 다 이해한다고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그의 눈을 마주보려 했지만, 결국 그 분께선 제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길을 재촉하셨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그의 뒷모습이 어른거렸습니다. 제 손에 전해졌던 그의 힘, 그리고 13일 동안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셨던 수많은 시민들의 당부들은 저에게 또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 시민들이 기본소득당을 확고하고 망설임 없이 지지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을 실력과 힘을 가진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 가능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실현하고자 하는 기본소득은 코로나19 감염증과 같은 새로운 재난 속에서 피할 수 없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경제 위기가 금융 위기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소한의 삶의 유지를 위해 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고용 안전망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위한 기초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코로나19로 다시금 드러난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탄탄하게 만드는 일은 정부여야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주어져야 할 기본소득 역시 강력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당의 당원 80% 이상이 10대, 20대인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 역시 기본소득이 가까운 미래에 반드시 실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13년 전, 기본소득 아이디어가 한국에 최초로 제안되었을 때와는 다릅니다. 기본소득이라는 강력한 아이디어는 이제 시대와 만나 힘을 얻었고, 그것이 미약하게나마 실현되는 현실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시대를 찾아낼 때 그 힘은 강력했습니다. 작년 9월 8일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100여 일만에 기본소득당을 창당했고, 창당 직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본소득’을 대표하는 자리로서 국회의원 의석 확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기본소득당 당원들과 수많은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누구도 쉽게 확신할 수 없었던 ‘창당’을 함께 이뤄낸 당원들, 그리고 두 개의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낸 당원들 덕분에 비로소 우리는 한 시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정치하는 정당의 모습을 더욱 탄탄히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의 힘으로 당선된 용혜인 당선인과 함께, 기본소득당은 4년 동안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더없이 소중한 이 기회를 후회 없이 활용해야 합니다.


제대로 정치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우리 당을 최선을 다해내는 당으로 만들기 위해 기본소득당 2기 상임대표 후보로서 저는 다음 다섯 가지를 약속드립니다.


첫째, 기본소득이 우리 국민의 권리로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으로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창당 과정에서 기본소득당은 ‘당신이 누구든, 매달 60만 원 기본소득’이라는 핵심메시지로 창당을 이뤄냈습니다. 재난기본소득이 논의되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실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단지 어려운 국민들에게 돈을 쥐어주자는 논의에선 멈춰서는 안 됩니다. 모두에게 돌아가야 마땅한 모두의 몫을 모든 국민에게 나누라는 요구로 기본소득은 확장되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이 될 수 있도록 기본소득 논의를 확장해 나겠습니다.


둘째, 이 시대가 요구하는 위기에 과감히 맞서는 정치를 기획하겠습니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심화되고 있는 세 가지 위기가 있습니다. 불평등의 위기, 젠더 위기, 생태 위기입니다. 경제위기 속에서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고, 연대보다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구가 경고하고 있는 수많은 생태 위기를 성장이라는 이유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기본소득 논의와 더불어 불평등, 젠더, 생태 위기의 사회를 전환할 수 있는 정치를 기획하겠습니다.


셋째, 현실 속에서 고통 받는 국민들의 곁에서 뾰족한 대안을 가진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겠습니다.
기본소득당 창당의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온라인의 활용이었습니다. 정당 중 최초로 온라인 당원가입 과정을 선거관리위원회도 인정할 수 있는 체계로 만들어 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정치기획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과제이지만, 현실에 발 딛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야만 온라인 정치기획도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는 국민들의 곁에서 뾰족한 대안을 찾겠습니다.


넷째, 2만 권리당원, 동료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당을 만들겠습니다.
기본소득당은 2만 당원의 힘으로 창당을 하고, 총선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제대로 정치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의 주요한 결정을 함께 하고 함께 정치인을 꿈꾸는 당원을 양성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되었습니다. 동료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일상에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활동하는 당원을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기본소득 단일 의제를 넘어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정당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전국 최초 원이슈 정당으로 창당을 이뤄냈습니다. 우리에게 기본소득 실현이 제1과제인 것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한 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으로서의 우리 과업 역시 잘 해나가야 합니다. 불평등, 젠더, 생태 위기에 맞설 정치기획을 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정당으로 확장하면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러내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상임대표 2년의 임기동안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을 책임질 대통령선거와 국민들이 발 딛고 살고 있는 지역을 책임질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선거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경쟁하는 살아있는 정치의 시공간입니다. 제대로 정치하는 정당으로서 기본소득당은 우리 앞에 다가오는 시대적 요구를 담아 두 번의 선거에 임해야 합니다.


모두의 몫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대안으로서 기본소득 논의 지평을 확장하는 동시에 ‘60만 원’ 요구를 넘어선 기본소득당의 또 다른 이름을 만들 것을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당의 또 다른 이름은 기술발전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계약을 맺고자 노력하는 정당이어야 하며, 불평등과 젠더, 생태 위기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동료 시민들과 함께 뾰족한 대안을 만들고 실현하고자 하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더없이 소중한 당원 여러분들과 함께 기본소득당의 새로운 면모를 확장시킬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여정에 당원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리며, 기본소득당의 성장을 함께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14일
기본소득당 2기 상임대표 후보
신지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