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언론보도

[고양신문] 대출브로커 캠퍼스까지...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

대출브로커 캠퍼스까지…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
노동당고양당협 청년문제 좌담회
[1247호] 2015년 11월 17일 (화) 13:17:20 남동진 기자 xelloss1156@naver.com
   

부당노동, 대출문제 심각
빚을 내 빚 갚는 악순환
“청년들과 함께 고민해야”

“요즘 대학생들은 학자금 대출로 시작해 생활비 대출로, 나중에 알바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게 일반적이다. 알바로도 생활비 해결이 안되면 나중에는 제3 금융권 대출까지 받게 된다. 대학가에는 현재 제3 금융권 대출브로커들이 넘쳐난다.”
“청년문제의 핵심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해결책보다 비전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지금 청년문제해결책은 너무 근시안적으로만 나오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 사회 청년들의 현실. 단기대책이 아닌 근본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동당 고양파주당협 좌담회가 지난 7일 행신동 느티나무도서관 옆 ‘동굴(동네를 굴려라)’카페에서 마련됐다.

‘벼랑 끝 청년들, 헬조선에서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신지혜 노동당 고양파주당협위원장의 사회로 길은정 알바노동자, 김성일 팟캐스트 ‘절망라디오’ DJ,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이 함께했다.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2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문제의 실상과 대안마련을 위한 논의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최근 인터넷 신조어로 등장한 ‘헬조선’은 ‘헬(Hell: 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다.

4년간 알바생활을 해오고 있다는 길은정씨는 “19살에 가정불화로 가출한 뒤 생활비를 위해 계속 알바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신비, 식비, 주거비,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지만 빚이 없다는 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 빚에 시달리는 대학친구들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알바생활 동안 겪은 여러 부당대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길은정씨는 “부당해고나 ‘꺾기’(알바시간 동안 일이 없는 경우 수당에서 제외하는 것)는 기본이고 성추행을 당한 경우도 많았다. 크로키 모델 알바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현장관리자가 자꾸 몸을 만지고 집에 가지 말라고 유혹한 적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길 씨는 “이런 현실에서 젊은 여성이 독립해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성일 절망라디오 DJ는 “지금 한국청년들이 절망하는 이유는 당장의 배고픔보다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대출문제다. 김씨는 “대학을 다니거나 다니지 않는 청년들 모두 대출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제3 금융권 대출은 기본이고 휴대폰 내구제 대출, 고소론, 중고나라론 등 형태도 다양하다. 실제로 사연을 보낸 한 청년은 휴대폰 내구제 대출로 900만원을 끌어다 썼다가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어떤 청년은 최후의 수단으로 강원랜드에 갔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없다. 오늘 죽느냐 내일 죽느냐의 문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빚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결국 자살을 택하거나 노숙인의 삶으로 전락해버리게 된다. 김성일씨는 “실제로 서울시 노숙인들 중 26%가 20~30대”라고 말한다. 그는 “사회에 나오자마자 대출금을 갚기 위해 사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이라며 “미래가 망한 것은 기정사실이고 현재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회의론까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은 “청년들의 현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보여지는 모습은 평온한 것 같다. 프랑스에서의 경험에 비춰보면 벌써 사회가 뒤집어질 법도 한데 분노하지 않는 모습이 의아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교육의 힘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 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해결방안을 위한 논의로 넘어갔다. 김성일씨는 “IMF외환위기 이후세대인 지금 청년들의 대다수는 비정규직, 불안정노동을 비정상이 아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들 현실에 대해 분노는 하지만 이는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분노이며 사회적 패배자인 아버지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지금 한국청년들의 감성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청년의 모습과 같다”며 “지금 한국의 진보정치에게는 ‘대안 없는 반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길은정씨는 “당장 현실의 벽에 좌절하는 청년들과 어떻게 함께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들에게 왜 나서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은 ‘꼰대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38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