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밝힌 주택공급 중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이 있습니다. 공공주택을 반대하는 건물주의 목소리가 여러 언론에 보도되고 있지만, 쪽방촌에 사는 주민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 목소리를 더 자세히 듣고자 오늘 동자동 쪽방촌에 다녀왔습니다. 주민들의 자치로 일궈온 ‘동자동 사랑방’ 그리고 그 어디에도 손 내밀 곳 없는 주민들을 위한 은행 등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사랑방마을 주민협동회’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어제도 고독사한 시신 한 구를 치웠다는 한 주민은 신용불량자도 많고, 노인도 많은 쪽방촌에서 38년을 사셨습니다. 죽기 전에 집다운 집에서 살아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며, 고독사하지 않고 몇십 년을 함께 살아온 가족 같은 사람들과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동자동 쪽방촌에 많은 힘이 되어달라 당부하셨습니다.
그간 서울시는 쪽방촌 주민들을 뿔뿔이 흩어 내쫓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임대주택으로 이사한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론 낯선 곳에서 ‘고독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몇십 년 쪽방촌에 살며 마을을 일궈낸 이들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였습니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집에서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쪽방촌 주민들이 임대아파트에 살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공공순환재개발’ 방식을 크게 환영하셨습니다. 건물주 수 백만 원 월세 수입이 없어지니 반대하지만, 평당 20만 원의 가장 비싼 월세집에 사는 주민들은 주거환경도 개선되고 월세도 낮아지니 환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정부 계획도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일단 공급량이 너무 부족합니다. 지금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도 다 들어가기 힘든 데다 정부가 지정한 쪽방촌 부지 경계선에 사는 95명의 주민들을 전혀 품지 못합니다. 개발 과정에 주민 의견 반영하겠다지만, 10년 넘게 마을을 일궈온 사람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동자동을 둘러보았습니다. 낡은 건물 세 동에 200세대가 넘는 주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집을 고쳐 더 많은 월세를 받고자 쪽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건물은 계단이 너무 높아 어르신들께 위험한 곳도 많았습니다. 하루 빨리 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된 공공개발이 될 수 있도록 기본소득당 대표이자 서울시장 후보로서 노력하겠다는 인사드리고 돌아왔습니다.
쪽방 사업은 대를 이어 평당 가장 비싼 월세를 받아가며 주민들을 착취하는 구조입니다. 정부의 이번 서울역 쪽방 공공개발사업은 가장 가난한 이들의 월세로 호의호식하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주민들에게 나라님의 호혜를 받는 처지가 아닌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최저주거기준도 높이고, 최저주거기준 이하에 사는 사람들이 집다운 집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서울시장 후보가 되겠습니다.
2021년 03월 04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겸 서울시장후보
신 지 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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