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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의 약속

정치 유리천장 깨는 망치3법의 발의와 통과를 위해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로서 힘쓰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87년생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 신지혜입니다.

4월7일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가 딱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출마를 결심하고, 모든 후보자들 중 가장 먼저 예비 선거운동을 진행하며 선거법의 문턱을 매일 경험합니다. 대한민국의 선거운동 관련법이 50대 남성 후보자의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가족 내에서 발언권이 적고, 가족을 선거운동에 동원할 수 없는 여성 후보자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없는 후보자들은 이 선거법에서 소외됩니다.

선거법의 당사자이자 서울시장 후보인 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21대 국회의원선거에도 출마했었습니다. 선거운동을 진행할 때면 가족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후보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은 후보자가 없어도 명함을 뿌릴 수 있었고, 직계존비속만을 위해 만들어진 선거운동복을 입을 수 있었으며, 제한된 선거운동원 수 산입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가족이 많을수록 더 많은 명함을 뿌릴 수 있고, 더 많은 유권자에게 후보의 이름을 알릴 수 있으며, 더 많은 선거운동원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소수정당 후보로서 직계존비속과 배우자에게 후보 없이도 명함을 뿌릴 수 있는 특권을 주는 것은 선거운동에 큰 영향을 줍니다. 거대양당과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선거를 치룰 수밖에 없는 후보들에게 명함배포는 사실상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대학 입학 후 부모님을 떠나 쭉 혼자 살았던 청년 후보이자 비혼 후보인 저는 부모님이 서울이 아닌 타지에 살아 선거운동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일하지 않고 하루 쉬면 그만큼 소득이 줄어드는데 딸을 위해 모든 걸 걸어달라는 부탁은 불효와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불평등한 법 조항 때문에 차별과 소외를 경험합니다. 비혼·청년·정상가족 바깥의 존재들을 소외시키는 법이 지금의 선거법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일찍 사망한 후보자, 한부모 가족 내에서 자란 후보자,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유권자인 자식이 없는 청년 후보자, 동성 커플이거나 비혼인 여성은 모두 불평등한 선거법의 피해자입니다.

후보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후보자를 지지할 것이며, 정치 견해가 달라 지지하지 않더라도 가족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짜인 현행 선거법의 내용은 구시대적이기까지 합니다.

‘정상 가족’과 그렇지 못한 가족이 따로 존재한다는 환상인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이와 같은 조항은 없어져야 합니다.

재산 신고와 관련된 조항도 문제가 많습니다.

외가와 결혼한 딸의 재산을 재산신고 대상에서 제외한 내용은 “출가외인”이라는 고리타분한 옛 말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대를 이을 수 있는 아들만 진짜 자식이고, 대를 잇지 못하는 딸은 가짜 자식이라는 생각이 법에도 묻어있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사람들의 생활도 변했습니다. 이제는 법이 바뀌어야 할 시간입니다. 성평등이 법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외가와 결혼한 딸의 재산도 당연히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가부장을 중심으로만 가족으로 인정하는 성차별을 법이 긍정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여태껏 청년과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쉽게 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기반들을 만드는 것에는 인색했습니다. 매 선거 때마다 지적되는 너무 적은 여성과 청년 후보자의 숫자, 불공정한 여성추천보조금 배분 기준, 가족을 동원하게 하고

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한 선거운동 법까지. 바뀌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오늘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발의하는 법은 출마선언 후 후보등록, 선거운동 과정과 여성추천 보조금 배분에서 최소한의 성평등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최소조건입니다.

이제는 정치 유리천장이 없는 사회가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었음을 믿습니다. 정치 유리천장 깨는 망치 3법 발의와 통과를 위해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이자 서울시장 후보인 저 신지혜도 힘쓰겠습니다. 

 

2021년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113주년을 맞아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