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등록 후 첫 일정이었습니다. 건설기술연구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 날은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밥통'이 점심식사 연대를 오신다기에 조금이나마 일손이 되어드리기로 약속을 드린 날이기도 했습니다.
약 한 달 간 진행된 농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작업복에 '투쟁'이 적힌 작은 천을 매달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고양시 대화동에 있는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안동의 건설기술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같은 용역업체 (에덴복지재단) 소속이지만 같은 일을 하고도 월급이 14만원에서 19만원 정도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시중노임단가까지 요구하진 않더라도 그동안 부당하게 적게 받은 임금에 대해서 책임지고,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는 아주 단순한 요구였습니다.
(건설기술연구원 노동조합 지회장이 밥통매니저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전체 조합원들이 파업도 진행했었고, 건설기술연구원 측에서도 용역업체에게 얼른 해결을 보라 했으니 지금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 연락을 드려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여쭤봐야겠습니다.
밥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한끼를 함께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온기가 느껴지는 대단한 힘이었지요. 파업을 한 후 한층 더 가까워진 조합원들 사이에서 웃음소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시는 만큼 여느 직장보다는 점심시간이 조금 빠른 편이었습니다. 소불고기와 버섯구이를 반찬으로 든든하게 한끼를 나눈 것이 조합원들에게 큰 힘이 되었길 바랍니다.
저녁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선전전을 함께 했습니다. 수요일마다 화정역 광장에서 했었는데 날씨가 추워져 지하철을 이용한 선전전을 해보기로 했지요.
특히 이날은 세월호 특조위가 진행한 청문회가 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무책임함, '철이 없어서 탈출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막말이 난무하는 청문회로 다시금 분노를 느낍니다.
더 많은 이윤으로 배를 불법 증축하고, 누구보다 구조의 책임이 있는 해경과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있던 해는 10대의 사망원인 1위로 '선박사고'로 기록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왜 300여명이 국민들 눈앞에서 죽어갈 수밖에 없었는지 밝히지 못한다면, 이런 비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다시 되뇌인 분노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우리의 길을 더 많은 이들과 꿋꿋하게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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