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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하루

성범죄, 그리고 침묵과 은폐의 카르텔이故이중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성범죄, 그리고 침묵과 은폐의 카르텔이

故이중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오늘 이중사를 조문하기 위해 국군수도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장례식장 입구에서부터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더운 날씨에 바깥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제가 간 시간에는 세 분의 여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안내를 해주실 때 들어본 말투로 추측해보면, 이중사의 동료이거나 학교 후배인 듯 보였습니다.

장례식장 안을 들어가는 길에 놓인 근조 화환과 빈소에 놓인 편지와 물건에서 이 중사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선배를 존경하며 따랐던 여성인 후배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느껴져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선배와 같이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그들에게 군대 내 성폭력과 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2차 가해가 고인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계속 되었다는 소식에 얼마나 마음이 무너졌을까요.

이중사가 겪었던 성폭력 피해뿐만 아니라 군대 내 또 다른 성폭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켜켜이 쌓여있었던 침묵과 은폐의 카르텔 역시 밝혀지고 있습니다. 성폭력에 대응에 나선 순간부터 사건 대응 매뉴얼은 하나도 지켜진 것이 없고, 상부로부터 낙인찍히고, 숱한 2차 가해를 견뎌야만 했던 결과는 외로운 죽음이었습니다.

우리는 또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바꿔야 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 조문을 다녀오면서, 성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침묵을 강요하고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카르텔을 깨부수는 것이 정치권의 과제임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깁니다.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에서 온라인에 故이중사 추모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남겨주신 메시지를 잘 전해드리려 합니다. 함께 추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추모메시지 남기기_ https://campaign.do/cvL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