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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논쟁, 차마 눈 뜨고 쳐다볼 수 없는 ‘목불인견’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논쟁, 차마 눈 뜨고 쳐다볼 수 없는 ‘목불인견’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네 글자가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만, 논쟁의 내용은 발전이 없습니다. 심지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기본소득은 청년과 서민의 좌절을 먹고사는 기생충’이라는 막말까지 했습니다.

약 1년 전, 국회 기본소득 연구 포럼에 참석해서 축사를 전하며, 기본소득의 한국형 모델을 만드는 것을 고민 중이라는 원희룡 지사 역시 대선 유불리를 위해 덮어놓고 기본소득 반대만 외치니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미래에 대한 어떤 비전도 보여주지 못한 채로, 막말과 네거티브로 뉴스에 이름 한 줄 나오려는 시도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만큼, 논쟁의 질은 점점 얕아지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을 그저 국민에게 현금 나눠주는 복지로 폄훼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지전달 체계의 간편성만을 내세우며 복지 축소를 위한 방안으로만 호도하는 정치권의 게으름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국민의힘 정강 정책 1호에 무늬만 ‘기본소득’ 네 글자가 들어간 것입니다.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시스템 자체가 변하고 있는 이 때, ‘필요한 곳에 더 두텁게’를 외치며 기본소득 논의 자체를 막는 여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 시스템 혁신 비전이나 증세 논의 없이 오로지 지금보다 더 복지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만을 내고 있습니다. 불평등 해소에 주력하지 않는다면, 결국 여권을 향한 ‘내로남불’ 비판을 결코 걷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우리 사회의 부를 정의롭게 재분배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의 혜택은 누군가만 배불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형성에 기여한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도 돌아가야 합니다.

치솟아 오른 부동산 가격 때문에 부동산 부자만 수억의 자산 불린 결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치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토지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절실합니다.

청년과 서민의 좌절은 마땅히 모두의 몫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기생충’처럼 독점하고 있는 사회구조에 대한 분노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은 생계에 소득이 필요하다는 단순한 명제를 넘어 누군가만 독점하고 있는 사회적 부를 모두에게 나눠야 한다는 철학을 품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본소득 논쟁에서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할 부분 역시 국민의 권리로서의 기본소득 철학이자 기본소득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회의 변화입니다.

뉴스에 한 줄 나기를 목표로 하는 기본소득 논쟁이 아닌 제대로 된 기본소득 공론화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본소득당의 역할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6월 7일

기본소득당 제52차 상무위원회에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