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인 신지혜

故홍정운님을 조문하고 왔습니다.

지난 주 기본소득당 대선 후보 발굴 및 대선을 힘있게 준비하기 위해 출장을 떠났습니다. 2박 3일간 6개 도시에서 기본소득 실현을 꿈꾸는 분들과 만났습니다. 출장 일정을 조율하면서 가장 신경 쓴 일정은 10월 27일의 여수 방문이었습니다.

지난 10월 6일 여수에서 현장실습 중 숨진 故홍정운님을 여수시청 앞에서 조문하고, 안타까운 죽음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그 곳에도 故홍정운님을 기억하는 이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추모 메시지 글귀를 읽고 있는데, 한 분을 만났습니다. 요트 수리로 30년의 세월을 보냈고, 고인 역시 현장에서 만난 적이 있어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 분과의 대화가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故홍정운님의 죽음에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함에도 책임 논방에서 벗어나고 있는 '여수시' 책임임을 분명하게 짚어주셨다는 것입니다.

요트를 지상에 올리지 않고, 위험하게 잠수를 해서 따개비를 제거하게 만든 현실에 대해 우리사회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트를 정비할 때, 마리나에 있는 크레인으로 요트를 지상으로 올려 작업합니다. 여수시가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마리나에서 안전한 지상에서의 작업을 못하게 된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또다른 누군가의 안타까운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위험한 잠수 작업을 감내해야만 하는 원인에는 주변 고층 아파트 주민의 '민원'이 있었습니다. 소음과 냄새난다는 이유로 요트를 지상에 올려 정비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민원이었다고 합니다. 마리나가 먼저 생긴 뒤에 건설된 아파트였고, 마리나 주변을 산책할 때만 마주하게 되는 소리와 냄새였지만, 여수시는 민원을 조율하고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지 않고, 요트의 지상에서의 정비를 막은 것이었습니다. 따개비 제거는 요트 정비의 가장 일상적인 일이고, 지상에서 작업하면 위험이 거의 없지만, 지상에서 작업을 못하게 하니 바다에서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요트 업체, 교육부에 책임을 물을 뿐만 아니라 마리나에서의 죽음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한데, 현장을 찾아온 정치인 중 바른 소리하는 정치인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꼭 이 현실을 잘 알려달라 당부하셨습니다.

여수 마리나에서의 안타까운 죽음의 책임은 여수시에도 명확히 있습니다. 여수시는 마리나에서 요트 정비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마리나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