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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신지혜

코로나 이후를 살아가는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내일도 문화예술> 간담회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가는 <내일도 문화예술> 이야기를 이제야 전합니다.  

요즘 오준호 후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기본소득 이야기를 나누는 <기본소득 다만나>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요, 정말 꼭 만나고 싶은 분들이 문화예술인이었습니다. 때마침 크리스마스 앞두고 오랫동안 서로의 위로가 되고 있는 지인 중 문화예술인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지인이 흔쾌히 주변의 문화예술인을 모아보겠다고 말씀해주셔서 간담회가 성사됐습니다.  

인기리에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내일도 문화예술>할 수 있는 기반을 위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문화예술인의 사회안전망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술인복지법도 제정됐고, 문화예술인도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기본소득은 문화예술인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야기 하나. “이 시점이 되면, 문화예술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예술인복지법이 시행되고 예술인 지원사업도 시작됐습니다. 예술인임을 증빙하고 갱신하거나 실증이 쉽지 않은 예술활동의 성과를 증빙해야 하는 시기. 그렇다고 예술활동만으로 생계가 유지는 않고, 오히려 예술활동을 위해 돈을 써야합니다. 연말연초만 되면, 계속 문화예술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 이제는 생계만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지 갈림길에 섭니다. 생계 걱정을 줄이고, 억지로 증빙하지 않아도, 문화예술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순 없을까요?

이야기 둘. “왜 문화예술인의 소득은 세금도 많이 떼는 ‘기타 소득’인가요?”

소득세를 매길 때도 의료보험을 낼 때도, 직장에 다니고 있는 노동자 중심입니다. 직장에서 얻는 소득이 아니면 세금 비율도 높은 ‘기타소득’으로 잡힙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얻는 소득인데도, ‘기타’가 되죠. 직장가입자가 아닌 의료보험을 내는 소득 기준년도도 2년 차이가 납니다. 코로나로 소득이 0에 가까웠지만, 의료보험료는 2년 전 소득 기준으로 이미 올랐습니다. 소득을 버는 방식이 다양해진만큼, 소득세를 내는 방식과 사회보험 역시 달라져야 합니다. 그래야 문화예술인도 사회안전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 대상 확대를 넘어 소득 기반 사회보험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야기 셋. “문화예술인에게 지원은 곧 예술활동에 대한 시간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문화예술활동으로 수익을 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예술인은 극히 드뭅니다. 생계를 위해 일하다 보면 예술활동을 할 시간도 잃습니다. 결국, 예술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예술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지원하는 일인 셈입니다. 단지 소비를 위한 재정 지원을 넘어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일, 우리사회가 합의해 나가야 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야기 넷. “예술노동자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모두를 창작자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문화예술인을 ‘노동자’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이어졌습니다. 문화예술인임을 증빙하고, 특정 형태의 노동자로 파견함으로써 지원하는 사업도 많았죠. 시간이 지나도 예술인을 지원하는 행정력은 늘지 않았고, 결국 예술인임을 증명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디까지 예술의 영역인지 얼만큼 해야 예술인인지, 그리고 예술인의 가족의 소득에 따라 지원하는 양태도 늘 논란입니다. 이제 가려내서 지원하는 것을 넘어 모두를 창작자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복지도 소득보장도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 후보도 르포작가의 길로 들어섰던 과거를 회상하며, 문화예술인의 목소리에 공감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생계가 해결되어서야 글이 써졌던 일이나 소득세 납부나 사회보험 납부 경험 역시 회상하며, 소득보장과 더불어 사회보험 역시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다졌습니다.  

예술인이 존중받지 못한다 느끼는 지금의 지원제도는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소득기반 사회보험과 충분한 기본소득,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있다면, 더 많은 국민이 문화예술을 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일 것입니다.    

그밖에도 나누고 싶었던 얘기가 너무나 많았습니다만, 부족한 시간이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예술계 내의 위계,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서도 많은 활동을 해오신 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시간 내주신 김서연, 류석현, 유재인, 윤상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