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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절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과 농담하는 사람의 공기 차이>

‘절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과 농담하는 사람의 공기 차이’

오늘 박경석 대표와 이준석 대표의 세 시간 가량 토론회를 본 감상입니다. 박경석 대표는 지하철 시위에 대한 국민 사과로 시작했고, 온 마음으로 지하철 시위를 응원하는 국민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에게 ‘정치 지도자’ 말의 무게를 인지할 것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끝내 그는 곧 여당 대표가 될 본인 말의 무게도 모른 척하고,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시종일관 ‘내 기준에 맞지 않는 시위는 비문명’임을 강조했습니다. ‘문명’이란 이름으로 배제되고 가려지는 사람들이 ‘여기 우리도 있다. 권리 보장을 위해 예산을 배정하라’고 벌이는 절박한 시위를 ‘비문명’이라고 딱지 붙였습니다. ‘문명’ 기준에 끝없이 균열 내고, 모두의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비상식’ 낙인을 새겼습니다.

문명과 상식의 기준은 국민의 요구에 의해 끊임없이 변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고의’로 지하철 연착을 했냐 여부로 문명과 비문명을 가르면서 누군가 온전하게 누려 온 편리함에 ‘고의’로 ‘불편’을 끼얹어 과거보다 더 평등한 오늘을 만들어 온 역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안하겠다 한 적 없는데 시위를 왜 계속 하냐’는 이준석 대표의 질문에 박경석 대표는 ‘20년간 아무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정부 스스로 삼은 계획도 지킨 적이 없으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예산은 우선순위’라고 못박는 이준석 대표에게 박경석 대표는 ‘예산을 배정할 법적 기준 명시’가 지난 20년 간 외면받은 온 약속을 지킬 출발임을 강조했습니다.

역시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토론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 시간 내내 박경석 대표는 곧 여당 대표가 될 사람과 TV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 시위와 예산을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의 절박함으로 토론했고, 끝없이 다른 주제로 도망가는 이준석 대표를 붙잡아 토론 이유를 찾으려 애썼습니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토론이 유튜브에서만 송출되니 ‘안철수 인수위원장 번호 알려드릴까요?’ 농담을 던지는 등 절박하게 토론하는 상대에게 그저 재미로 토론하고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5월 초로 다음 토론 시기를 정한 것도 토론이 더 절박한 상대가 오늘 정하고 가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절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태도와 공기의 차이, 세 시간 동안 절감했습니다.

오늘 토론회는 정당 간의 토론도 아니고, 요구하는 국민과 요구를 실현할 힘이 있는 곧 여당이 될 정당 대표의 토론이었습니다. 여당 대표에게 그 책임의 무게를 끝없이 알게 하려는 박경석 대표의 절박하고도 끈질긴 노력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