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고양정수장을 막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아침의 수원 유세를 마치고, KT민주동지회 야유회에서 인사를 드리고, 급히 찾아간 곳은 고양정수장이었습니다. 이미 모인 사람들이 그늘을 찾아 삼삼오오 모여앉아 ‘밥묵차’의 시원한 묵밥 연대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햇볕이 가장 강한 시간대인 오후 1시, 왜 후보들은 선거운동 대신 인간띠가 될 수밖에 없었을까요.
벌써 4년전입니다. 산황동 골프장 증설 대책위가 만들어진 그 시작점말입니다. 대중골프장 건설이 쉬워지도록 법이 개정되자마자 9홀의 산황동 S골프장이 생겼습니다. 그땐 계획을 잘 알지 못해 막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의 삶터 바로 옆의 골프장은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기 시작했습니다. 밤늦게까지 켜진 강한 조명으로 실명위기에 처하거나 농사를 짓다가 난데없이 날아든 골프공에 팔이 부러지거나 오랫동안 그 동네를 지켜온 보호수가 말라갔습니다. 이런 주민들이 골프장의 ‘증설’계획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일상을 뺏기고 싶지 않은 주민들이, 삶터를 뺏기고 싶지 않은 주민들이 증설을 막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증설계획과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등을 대책위와 시민들이 꼼꼼하게 살펴보는 과정에서 경악할 만한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 살지 않는다고 표시되어 있거나 찬성의견과 달리 반대의견은 통으로 묶여 현저히 축소되어 보고되었다는 점, 무엇보다 골프장이 증설되는 그 곳은 고양파주 등 150만명의 시민이 쓰고 마시는 물의 정수장과 불과 300m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주변의 학교나 유치원 등과 너무 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위 사실이 시민들께 알려지고 더 많은 시민들이 골프장 증설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농약걱정없는 안전한 물을, 맑은 숨을 위한 산황동 숲을 요구했습니다. 권한이 있는 고양시장에게 ‘직권취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 시설 중 일부를 개선한다는 ‘쪼개기승인’만 대답으로 돌아왔습니다. 한편, 고양시 공무원들에게도 뇌물수수를 서슴치 않았던 골프장 측은 ‘절차’ 등을 내걸어 증설을 위한 과정을 밟아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절차 중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고양정수장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주민을 대변한다며 그 곳에 있을지 모르고, 농약이나 골프장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전문가’라는 이름하에 주민들의 의견은 아랑곳이 없는 ‘절차’를 진행하려했습니다. 그래서 6.13지방선거 후보들이 인간띠가 되었습니다. 조사 이전에 무엇을 조사해야한다는 시민과 대책위의 의견이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정부에서 공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이견들을 눌러앉힐 사람들이 위원으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과 논의하여 정말 믿을만한 과정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장장 5시간을 고양정수장 앞에 있었지만, 어떤 확실한 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6월4일 환경청 내부회의를 통해 연락을 주는 것은 약속했습니다. 오늘 긴 시간 따가운 햇볕아래서 시민들이 요구한 것이 수용되기를 바랍니다. 뚜껑도 없는 정수장에 농약이 흩날리지 않도록, 갈수록 숲과 공원이 없어지는 고양시에 맑은 숨을 위한 숲 하나 우리 삶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조직국장님과 함께 나눠먹은 묵밥, 너무 맛있었습니다. 연대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수원시청역 선거운동을 마치고 한컷)
(KT민주동지회 조합원들과 한컷, 최저임금 삭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서 표정이 심각한 모습)
(오늘의 순간을 기억하길 원하시는 분들의 사진도 찍어드리기!)
#경기도비례8번노동당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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