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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신지혜의 생각] 누구보다 빠른 국회폐쇄,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나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신지혜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출근해야만 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보라색 피켓을 들고 지하철 역 안에서 서있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낀 채 지하철 개찰구로 향하고 있다.

 

지난 23일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는 환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높였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페이스북이나 문자에 자주 등장한 단어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임시 휴관합니다.”

24일인 어제는 국회마저 폐쇄되었습니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이 22일에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국회는 혼비백산한 듯,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과 상관없는 도로, 국회의 각 부속기관까지 무차별 소독과 폐쇄를 단행했습니다.

국민의 불안이 최고조에 치달은 요즘, 공공기관의 태도는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차분히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국회는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10만평에 달하는 국회의사당과 부속기관 폐쇄, 건물 외벽, 화단, 도로까지 소독하고 본회의도 무기한 연장했는데요, 이날 논의되었어야 할 안건은 ‘코로나19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안’ 이었고, ‘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 논의는 더더욱 뒤로 미뤄졌습니다.

확진자의 동선과 상관없이 무작정 10만평에 소독약을 뿌려대고 모든 것을 멈춘 국회와 달리 우리는 오늘도 일상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불안한 일상을 견뎌내야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려는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25일인 오늘은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있었지만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일반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을 모두 거절당해 앰뷸런스에서 사망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고양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노인종합복지관 3곳, 경로당 561곳, 어린이집 21곳이 휴관/휴원함을 알리며 노인일자리사업 150개중 146개가 중지됨을 알렸습니다. 면역력에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겠지만 일자리를 잃은 노인들과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조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복지기관의 휴관, 응급실 폐쇄, 직장의 휴업 등이 잇따르면서 사회 곳곳에 돌봄과 삶의 공백이 생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집이 가장 안전할 수 있어도, 누군가에게는 집 밖으로 나와야 삶을 이어갈 수 있거나 혹은 집 안에 누군가 방문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처럼 재난과 같은 시기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별다른 돌봄에 대한 대안 없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이 개학연기 해버리면 출근 해야만 하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나도 감염되진 않을까’ 불안한 마음을 안고 출근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각 기관 등이 휴관됨으로써 일이 중단돼 생계가 걱정인 프리랜서 노동자들도 맘 편히 쉴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유력한 대안인 기본소득이 있습니다. 또, 기관을 ‘폐쇄’했더라도 돌봄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지금과 같이 기관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개별적인 복지지원이 절실한 상황이고, 이 책임을 지자체에 미루지 않고 국가적 차원의 체계를 새로 구성해야 합니다. ‘폐쇄’로 끝나지 않고, 삶을 계속 이어나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재난과 같은 상황을 마주하며 고민하겠습니다.

2020년 2월 25일
기본소득당 고양시갑 국회의원후보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