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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을 되돌아보며...

1029, 지방자치의 날을 되돌아보며

 

*오늘은 지방자치에 대해 검색을 많이 한 날이다. 오늘 저녁, 고양신문사에서 인권도시와 관련한 좌담회에 참석하려고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지방자치의 날’. 2012 10 22일에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그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라 한다. 날도 날인만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자치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풀어본다.

 

*지방자치는 독재정권에 의해 번번히 본연의 뜻대로 실현되지 못하다가 1991년에는 지방의원 및광역의원을 1995 6월에서야 광역 및 기초단체장을 국민들의 손으로 뽑게 되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처음 지방자치라는 것을 실현하려고 할 때 중요 지점은 지역행정을 지역 주민의 힘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중요한 의제 및 문제 등을 정치적으로, 행정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대리하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최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자치는 때론 행정적으로 지방자치에 접근하고, 본인의 세를 확장하기 위해서 지방자치를 이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는 듯 하다.

 

*고양시의 최근 지역현안 중 두 가지 얘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산황동 골프장(일산 스프링힐스 골프장) 증설 문제다. 현재 9홀로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을 18홀로 확장하고자 하는데,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골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약 등이 얼마나 퍼지는지, 얼마나 몸에 나쁜지 등에 대한 정확한 실태도 파악되지 않는데, 증설될 골프장은 고양시민 등 150만 명이 마시고 씻는 물을 걸러줄 정수장으로부터 채 3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골프장 측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고소·고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양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골프장 증설 승인을 해줄 수밖에 없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오히려 골프장 측의 입장에 서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도심 속 골프장이 시민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이 아니다. 자그마치 150만명이 사용하게 될 의 문제이기도 하고 골프장 근처에서 몇 십 년을 살아온 주민들의 생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행정적인 접근뿐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고양시의 또 다른 현안, ‘방사능안전급식조례. 11405명이 더운 여름 날, 거리에서 조례제정 주민청원을 받아 고양시의회에 제출했다. 주민발의가 아닌 주민청원의 방식을 선택한 것은 지방자치의 중요한 축인 지방의회에서 방사능안전급식조례에 관심을 갖고, 정치적 이념을 떠나 시민의 건강을 위해 실효성 있는 조례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최근 상임위원회에서 심사보류결정을 내린 많은 이유가 있었는데, 주무부서가 없었다는 것도 크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급식을 포괄하고 있는 조례를 그 어느 부서에서도 자진해서 맡지 않았으며, 고양시 역시 주무부서 등을 선정하는 데 힘을 쏟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유치원과 학교는 교육청의 소관이기에 조례에 포함되어 있는 시장의 책무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도 있었고, 경기도 교육청에서 최근에 제정한 급식 관련 조례와의 관계나 기존에 있었던 학교급식법과의 관계도 보류의 이유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높아만 가는 먹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아랑곳이 없고, 제출한 예산계획도 살펴보지 않은 채로 예산을 부풀려 질의를 한 것도 문제였다. 가까운 의정부시에서도 최근 주민발의한 조례가 아닌 다른 내용으로 조례가 날치기 되었는데, 주민발의한 조례 내용대로 제정되지 않은 큰 이유로 예산상위법 위반문제를 든다. 지방자치라는 것이 중앙부처와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중앙부처보다 조례가 강력하면 안 된다는 법은 또 어디 있는가. 법과 광역의회가 제정한 조례에서 허술한 부분을 시민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서 강력하게 적용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중앙부처의 법-광역의회의 조례-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구조가 도대체 지방자치 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

 

*요즘 가장 나를 곤란하게 하는 강남구청’, 최근 민방위훈련장에서 혹은 강남구의회에서 보여준 강남구청장의 비민주적 추태는 지방자치가 이렇게 수준 낮게 유지되어도 되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포이동 재건마을 주민들에게도 차량에 토지변상금 부과, 월급 압류, 매일 같이 방문하는 용역 등 온갖 행정폭력을 저지르고 있는데, 지방자치를 본인의 세를 과시하기 위해 이용하는 행태를 보니 기가 찬다.

 

*지방자치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람들의 삶을 지역에서부터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삶을 바꾸는 것에는 법과 제도가 바뀌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지방자치 행정에서부터, 그리고 이웃해서 살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삶을 바꿔나가는 경험 등으로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지방자치 존재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삶이어야 하는가,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가를 정치적으로 제시하고 국민들의 손으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원들이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어떤 지방자치여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