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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문재인 대통령 ‘13평 4인 가구' 발언 논란, 공공임대주택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13평 4인 가구' 발언 논란, 공공임대주택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진선미 국회 국토위원장을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신규 공공임대주택을 방문했습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설명을 되뇌이듯 말한 ‘13평 4인 가구'는 문제의 핵심이 아닙니다.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는 새집을 찾아 ‘공공임대주택 이렇게 좋다'며, 국민 인식 개선에 나서겠다며 ‘전시 행정'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의 문제는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아닙니다. 공공임대주택에 살고 싶은 사람에 비해 주택은 훨씬 부족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해서 마냥 싼 것도 아닙니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소득기준으로 볼 때, 신규 공공임대주택 월세는 1인 가구 한 달 소득의 1/3을 월세로 내야할 정도입니다. 공급은 부족하고, 마냥 싸지도 않아서 진짜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공공임대주택 문제의 핵심입니다. 빛 좋은 외관을 보여주는 전시 행정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논란의 불똥은 다른 곳으로 튀고 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내 집 마련 꿈 버리고 공공임대 살라는 것'이냐며 난데 없는 비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 속에 공공임대주택의 근본적 문제가 담겨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자체에 대한 편견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임대주택에 사는 것보다 내 집에 사는 것이 더 나은 삶이라고 집을 기준으로 국민의 삶에 위계를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차별이자 공공임대주택의 근본적 문제입니다.

살고 있는 집을 기준으로 차별하는 말들이 늘고 있습니다. LH에 사는 거지라는 뜻의 ‘엘사거지'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흔한 말이 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주택 부족 대안으로 여야 가리지 않고 공공임대주택 확대 공급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 포기하고 공공임대 살라는 거냐'는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보여주면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흐름의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입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으로 다시 한 번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외치기 전에,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과 사는 집을 기준으로 사람의 위계를 나누는 풍토를 바꾸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 12월 13일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

신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