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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서초구 방배동 모자 비극, 코로나 시대의 비극입니다

서초구 방배동 모자 비극, 코로나 시대의 비극입니다

송파 세모녀 사건, 관악 모자 아사 사건에 이어 또 다른 비극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수개월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발달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들은 거리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길 가던 사회복지사가 그의 손을 잡지 않았더라면, 이 비극은 언제쯤 세상에 알려졌을까요?

이 사건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코로나 시대의 비극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집으로 마스크를 배달하는 행정은 있었으나 모자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회복지는 없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이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사각지대가 더 넓어졌음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찾기 위한 빈틈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1차 재난지원금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 58만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던 것 역시 ‘몰라서’ 신청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고인은 2008년부터 건강보험료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대문에는 전기가 끊긴다는 안내문만 붙었을 뿐 전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관심은 없었습니다. 가장 부유한 도시 서울에서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찬란한 도시 뒤편, 가장 가난하고 외로운 도시 서울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당사자의 신청과 등록을 기다리기 전에 먼저 찾아가는 복지가 필요합니다. 공과금 체납 등 사회서비스 공급 중단 위기 가구를 전수조사하고 사회복지사를 늘려 복지 공백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보건의료 공백이 발생하기 쉬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서울시 공공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이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보건복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기초생활수급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러도 사각지대는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일자리조차 찾기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근로능력평가’ 내세우는 기초생활수급제도의 전면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모든 국민이 최저 이상의 삶을 살 수 있는 촘촘한 복지와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기본소득 도입 역시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고단한 삶을 이어오셨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 고인의 아들 손을 잡아준 사회복지사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로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모두에게 온기를 제공하는 서울시를 만들겠습니다

.2020년 12월 14일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