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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모독’ 변창흠 후보자 지명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부터 힘써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모독’ 변창흠 후보자 지명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부터 힘써야 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다”, “실수로 죽은 것이다”

2016년 SH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씨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김군의 죽음에 대해 공식 회의석상에서 저지른 망언입니다. 이런 사람을 국토교통부장관으로 임명하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오늘 열립니다. 도대체 어떤 국민이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발언을 한 인사를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어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겠다면서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농성 중인 고 김용균님 어머니 김미숙님과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님을 일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막말을 내뱉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김군의 유가족께는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오늘 청문회에 나설 자격이 없음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장면입니다.

김군이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났을 때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을 보고 많은 이들이 탄식을 뱉었습니다. 주인을 잃은 가방 속 그 컵라면은 2인 1조 규정을 지킬 수 없을 정도로 과중했던 그의 업무 강도를 어떤 말보다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짐짓 외면해왔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마주하도록 했습니다. 안전규정은 그저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현실, 위험을 알면서도 제대로 한 끼 식사를 할 시간도 없이 격무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았습니다.

불행히도 사회적 죽음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공직자들을 많이 마주했습니다. 이들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회 구조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자식과 친구를 먼저 보내야만 했던 아픔조차 공감하지 못합니다.

변 후보자의 발언은 그 자신이 공직자로서도,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도 자질이 없다는 걸 스스로 드러낸 낯 뜨거운 행동입니다. 열심히 일하다가 안타까운 죽음으로 미래를 빼앗긴 고인을 모독하는 발언이고, 김군의 죽음이 남일 같지 않을 우리 사회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를 절망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발언입니다. 여전히 누군가의 부재를 감내하고 있을 우리 국민에게 다시 가슴 아픈 상처를 겪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변 후보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자격이 없습니다. 일하다 으스러진 한 생명조차 존중하지 못하는 변 후보자가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지금의 주거 문제를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노동자를 우습게 아는 변 후보자가 대한민국 교통을 책임질 수 있다고 믿는 국민도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된 이후에도 충분한 성찰과 진정한 사과 대신 청문회만 무사히 넘기고자 일방적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국토와 교통안전을 책임져서는 안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국토교통부장관으로서 일말의 자격조차 없는 변 후보자를 지금이라도 지명철회 해주십시오.

아울러 다시는 김군 같은 죽음이 없도록 우리 국민과 시민사회가 함께 만든 법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이제는 통과시켜주십시오. 자격도 없는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지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외면하는 것은 정부여당의 업무 태만이고 의무 방기입니다.

정부여당이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에서 계속 도망치는 동안, 대한민국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의 오명을 이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 오명을 벗고 다른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입니다.

저 신지혜는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로서 기본소득당이 당론으로 공동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앞당기기 위해 오늘 동조단식을 함께하고자 합니다.

이미 13일 째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故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이신 김미숙님, 그리고 故 이한빛 PD의 아버지이신 이용관님이 단식농성 중입니다. 저 또한 오늘 하루, “다녀올게” 약속하고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김군을 기억하며 단식에 함께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간곡히 촉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결단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우리 국민이 하루가 다르게 지쳐가는 지금, 노동자를 존중할 줄 모르는 무자격 인사를 장관으로 앉히기 위해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자격 없는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변창흠씨를 지명철회 해주십시오. 그리고 단 한 명의 국민도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0년 12월 23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