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생각

김현아 전 의원 SH 사장 임명 안 되는 이유, 다주택자 뿐만은 아닙니다

김현아 전 의원 SH 사장 임명 안 되는 이유, 다주택자 뿐만은 아닙니다

 

오세훈 시장이 SH 사장 후보자로 김현아 전 의원을 임명했고, 어제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 특별위원회는 ‘부적격’ 결론을 냈습니다. 다주택이며 재산증식 과정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 지난 총선에서도 공공임대주택 반대 등을 공공연히 이야기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다주택자 비율이 35%가 넘는 서울시의회가 ‘다주택자’ 이유로 ‘부적격’ 결론을 낸 것도 웃픈 일이고, 오세훈 시장 역시 민주당 향한 ‘내로남불’ 비판을 워낙 많이 하셨던 분이라 고심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문회 전후로 수많은 서울시민은 김현아 전 의원이 SH 사장으로 임명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김현아 전 의원이 ‘다주택자’라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가장 핵심 이유는 ‘부동산 불평등’ 자체에 대한 인식이 편협하기 때문입니다.

SH 공사는 서울시민의 ‘주거복지’를 위해 존재합니다. 무주택자의 주거복지가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것은 김현아 후보자의 주장처럼 ‘임대아파트의 낮은 질’이 핵심이 아닙니다.

공공임대주택의 보증금과 월세까지 모두 서울시의 폭등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공공임대주택 자체도 ‘주거복지’가 절실한 저소득층에게는 그림의 떡일 때가 많습니다.

또, 집이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으로 자리 잡아 버린 대한민국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보다 분양아파트 중심의 공급정책이 펼쳐졌습니다. 새로운 주택 공급으로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가는 것은 사막 속 바늘 찾기 같은 확률이었습니다.

부동산 불평등이 가장 극심한 서울의 SH공사 사장이라면, 주거복지를 악화시키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관한 대안과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공급 대책에 절실함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김현아 후보자는 본인이 다주택자가 된 배경에 ‘시대적 혜택’을 운운하며, 동세대의 부동산 불평등도 외면하고, 오히려 청년세대의 박탈감에 불 지피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관한 의지도, 주거복지에 대한 철학도 없으며 다주택자 보호에만 몰두하는 김현아 전 의원은 SH공사 사장의 자격이 없습니다.

김현아 후보자는 정부의 2.4대책에 서울 공공임대주택 확대 계획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주변의 부동산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할 정책 언급만을 했을 뿐입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면서도 부동산 가격 폭등의 후폭풍을 없앨 ‘초과이익환수제’에 관해 질문도, 답변도 없었습니다.

SH 공사 사장의 가장 기본적인 자질은 공공임대주택에 관한 철학, 그리고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관한 대안일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기본 자질에 적합한 인사를 SH 공사 사장 후보자로 새로 추천하십시오.

2021년 7월 29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신 지 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