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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you come in We come out - Letters from Asylum (당신이 들어오면 우리가 나섭니다 - 망명지에서 온 편지들) 유난히 볕이 좋은 9월의 마지막 일요일, "제람 개인전 you come in We come out - Letters from Asylum (당신이 들어오면 우리가 나섭니다 - 망명지에서 온 편지들)" 전시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여섯 명의 동성애자 군인이 겪었던 폭력에 대한 증언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던 전시였습니다. 거울 병풍 위 빽빽하게 쓰여있던 증언을 찬찬히 읽으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국가폭력을 가해왔던 우리 사회의 민낯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증언이 새겨진 거울벽에 둘러싸이는 경험은 당사자들이 겪었던 폭력을 목격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그 당사자가 되는 듯한 생경한 감각을 전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전시를 준비해주신 제람님도 직접 만나뵙고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고립되어 있었던 사람들이 다시금 세상 .. 더보기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과 정책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띵동은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성소수자를 상담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위기지원센터입니다. 간담회를 위해 방문했던 센터는 무지개와 햇빛이 어우러진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이었습니다.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상담도 받고 휴식도 취할 수 있도록 신경 쓴 띵동의 섬세한 배려가 인상깊었습니다. 띵동 덕분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 청소년들 중 에이즈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연한 에이즈 감염자에 대한 혐오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나 상담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성년자가 에이즈를 비롯한 성병에 감염되어 보건소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경우 감염인 청소년예방법으로 인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부모나 법적 보호자에게.. 더보기
변희수 하사를 함께 추모했습니다 약속을 마치고 꽃집에 들렀습니다. 변 하사를 기억하는 꽃을 안고, 어젯밤부터 가방에 챙겨 둔 책을 읽으며 지하철을 기다렸습니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무지개 상징 가득한 지하철 안의 모습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지하철을 내려 시청광장까지 걸어가는 길, 변 하사를 기억하고 꼭 살자 마음 다잡는 이들이 광장까지 가는 길을 가득 메운 것을 보면서 참 벅찼습니다. 서로의 용기, 서로의 위로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함께 추모하는 시간, 그리고 함께하는 그 시간의 힘을 소중히 생각하는 분들 덕분에 저 역시도 많은 힘을 받았습니다. #힘을_보태어_이_변화에 #변희수_하사를_기억합니다 함께 외칠 땐 소리가 크게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 주변의 분들 역시 목이 메어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변 하.. 더보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소수자에게 용기를 전했던 故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빕니다. 정치가 침묵한 탓입니다.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 변희수 하사의 죽음에 대한 육군의 입장입니다. 변희수 하사가 강제 전역을 당할 때 정치는 그저 침묵했습니다. 정부와 여당, 그 어떤 정치인도 변희수 하사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 침묵이 변희수 하사를 강제 전역시킨 서욱 전 육군 참모총장을 대한민국의 국방부 장관으로 만들었습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퀴어 퍼레이드 안 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하게 만들었고, 김상진 서울시의원의 소수자 차별 발언을 이끌어냈습니다. 2017년,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성소수자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게 만들었고, 그 답을 우리는 아직도 듣지 못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침묵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더보기
인권 의식마저 '철새'인 안철수 후보,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만 철수하십시오 인권 의식마저 '철새'인 안철수 후보,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만 철수하십시오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 받아야 한다” 바로 어제(18일)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질문의 답변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한 말입니다. 1년에 단 하루, 보이지 않는 존재로 여겨졌던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외치는 날조차 ‘보지 않을 권리’를 운운하며 반대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철새 인권 의식’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안철수 후보에게 묻습니다.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에게 성소수자 서울 시민은 인권이 부정되어도 괜찮은 존재입니까? 안철수 후보에게 다른 사람의 의견은 한 사람의 인권보다 앞설 수 있습니까? 광화문에서 개최되는 수많은 집회와 행사 중 오직 퀴어문화축제 개최만 정치권 논쟁에 오르내립니다. 단순히 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더보기
당신에겐 성소수자 친구가 있습니까? '당신에겐 성소수자 친구가 있습니까?' 어느 날 교육에서 들었던 질문입니다. 만약 단 한 명도 성소수자라고 이야기해준 친구가 없다면, 평소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이야기를 한 적은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뾰족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 성소수자임을 이야기할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오늘 이 질문을 상상해본 적 없는 분들께 묻고 싶은 질문입니다. 오늘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트랜스젠더의 날도 아닌,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 있다는 건 누군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폭력을 당하며, 죽음까지 이어지는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아프게 꼬집습니다. 정치의 역할은 단 한 사람도 중히 여기고, 그의 존엄과 권리를 어떤 상황이든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더이상 .. 더보기